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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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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반복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가족 살해 비극은 사회적 타살이다.

 

지난 511일 한 주요 언론사는 장애아들은 묶인 채 갇혀 굶고 맞다 숨졌다라는 제목의 사망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위 보도는 지난해 12월 친어머니와 활동지원사의 공동범행으로 발생한 장애인의 폭행치사 내용을 다루었다. 당시 장애인 희생자는 20살의 발달장애 청년이었으며, 이 스무 살의 건장한 청년은 집에서 고립된 채 잦은 폭행 속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발달장애 청년의 폭행치사 소식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부검 결과, 발달장애 청년의 사망 원인은 외상성 쇼크와 다량 출혈로 밝혀졌다. 발달장애 청년은 평소 장애인 이용시설을 이용하였으나, 숨지기 엿새 전부터는 시설에도 나갈 수 없었다. 해당 시기에 어머니와 활동지원사는 피해자를 목줄로 묶어 화장실에 가두고 굶겼으며, 수십 차례의 폭행을 감행했다. 사망 전까지 이 장애 청년은 계속되는 구타와 학대를 견뎌야만 했다. 발달장애인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는 활동지원사와 친모의 극심한 학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장애 청년은 사망했다.

 

이처럼 가족과 활동지원사가 장애인 고립과 살해를 자행한 잔혹한 현실에 참담함을 넘어 자괴감을 느낀다. 특히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본래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개인별지원서비스이다. 그러나 중증장애인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최대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해야 하는 활동지원사가 폭행치사에 공동으로 참여한 점은 충격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피의자로 지목된 친모의 무책임한 진술 역시 허탈함과 무력감을 느끼게 만든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이가 약속을 잘 안 지켜서 그랬다"고 훈육의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구타와 폭력은 명백하게 법적으로 처벌되어야 하는 범죄일 뿐, 결코 교육 목적의 훈육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학대와 인권 침해는 장애인거주시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이용시설 및 가족 내에서도 자유롭지 않았으며 종종 문제 제기 되었다. 특히 가족에 의해 발달장애인이 살해당한 경우, 이는 명백히 살인 사건으로 다루어져야 함에도 법정에서 온정적이고 시혜적으로 해석되어 다수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국가와 사회는 오랜 기간 장애인의 자립과 생존의 책임을 모두 가족의 몫으로 떠넘기고 시혜적 대상으로 주변화함으로써, 공적 책임과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의지를 모두 망각했다. 그러나 반복해서 발생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가족의 살인은 단지 피의자의 법적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적 책임이 상당히 얽혀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가족 살해에 대해 2019년 수원지법 재판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적으로 의무를 지닌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보호 및 지원의 책임은 선언적인 수준이 아님을 명확히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결과 별개로 이 사회의 인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국가는 여전히 발달장애인의 삶을 오직 가족주의라는 틀 안에 가두고,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내 생존의 문제를 장애인 개인과 그 가족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데 급급했다.

 

이에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이 가족을 비롯하여 가까운 이들에게 살해당하는 잔혹한 비극을 근절할 수 있도록, 이제 보건복지부가 직접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가족에 종속시킬 것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을 방지할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보건복지부는 가족과 지역사회 이용시설에서 발생하는 장애인에 대한 폭력과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라.

 

하나. 보건복지부는 활동지원사가 공적서비스의 제공자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사 교육과정을 강화하라.

 

하나. 보건복지부는 활동지원사 중개기관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모니터링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1:1 서비스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도적 차원에서 적극 해결하라.

 

2020519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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