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자

221201_[삭발투쟁결의문]_141일 차, 이상근(질라라비장애인야학)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12-02
  • https://www.kcil.or.kr/post/567

152cbc685f9a34bac6b49ff0abfabd8c.jpg

?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141일 차 삭발투쟁 결의문

나는 열다섯 살에 처음 대구시립희망원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여러 시설에서 30년을 살았습니다. 마지막에 있었던 곳이 청구재활원인데 거기에서 탈시설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설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청구재활원 자립반에 들어가면서 대구에 있는 자조모임에 한 번씩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게 자립을 준비해서 2017년 탈시설을 하였습니다.

나는 학교에 다니고 싶었습니다. 학교를 다니고 글을 알아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마흔 살이 넘도록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마흔다섯 살에 시설에서 나와서 처음으로 질라라비장애인야학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21년에는 초등 학력 인정서도 받았고 지금은 중학 과정을 다니고 있습니다. 탁구 동호회도 하고 있습니다. 억수로 잘하지는 못해도 열심히는 합니다. 살도 빼고 다리 운동도 되고 열심히 하고 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시설에 있을 때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날이 그날이고 살아 있는 게 별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탈시설을 하고부터는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물론 사람들과 다투고 열받는 일도 생기지만 적어도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지 않습니다. 시설에 있을 때는 만날 머리를 빡빡 밀고 살아서 시설을 나오고는 머리에 공을 많이 들입니다. 투블럭이라는 것도 하고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고… 며칠 전에 머리를 했는데 오랜만에 머리를 빡빡 밀게 되었네요.

하지만 별로 아깝지 않습니다. 아직도 시설에 남아 있는 많은 동료들이 하루라도 빨리 탈시설해서 저처럼, 살아 있는 것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걸 위해서면 이까짓 머리카락 백번도 자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앞장서서 투쟁에 참여하는 내가 자랑스럽습니다. 나의 권리, 우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바로 우리가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든 시설 장애인이 탈시설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
✅ 한자협 19주년기념 영상 링크: https://youtu.be/rjB4SQYs5b4
? 투쟁 100일 차_133명 삭발 기록영상: https://youtu.be/UPKq2OMj5fg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보도&성명 [성명] 장애인활동지원 ‘가족 급여’ 확대 정책은 기만이다. 보건복지부는 ‘권리 기반 지원’에 투자하라! 한자협 11-18 199
공지 보도&성명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은 ‘검토’가 아니라 ‘협조’해야 하는 법안이다 한자협 10-28 363
공지 보도&성명 [보도자료] 한자협 창립 21주년 자립생활운동 총궐기 대회,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 한자협 10-15 248
공지 보도&성명 [보도자료] 한자협 창립 21주년 자립생활운동 총궐기 대회,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권리-중심 한자협 10-15 233
공지 기타 ⭐️ 교육 신청은 여기로 ⭐️ 한자협 09-13 1,937
459 결의문&발언문 221201_[삭발투쟁결의문]_141일 차, 이상근(질라라비장애인야학) 한자협 12-02 941
458 결의문&발언문 221130_[삭발투쟁결의문]_140일 차, 한정우(노들장애인야학) 한자협 11-30 932
457 결의문&발언문 221130_[삭발투쟁결의문]_140일 차, 구용호(노들장애인야학) 한자협 11-30 873
456 결의문&발언문 221129_[삭발투쟁결의문]_139일 차, 김도현(노들장애학궁리소) 한자협 11-29 877
455 결의문&발언문 221128_[삭발투쟁결의문]_138일 차, 왕성철(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1-28 796
454 결의문&발언문 221125_[삭발투쟁결의문]_137일 차, 송현우(이천이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1-25 798
453 결의문&발언문 221124_[삭발투쟁결의문]_136일 차, 손영은(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1-24 834
452 결의문&발언문 221123_[삭발투쟁결의문]_135일 차, 방재환(노들장애인야학) 한자협 11-23 778
451 결의문&발언문 221122_[삭발투쟁결의문]_134일 차, 최규정(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1-22 815
450 결의문&발언문 221121_[삭발투쟁결의문]_133일 차, 곽효철(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한자협 11-22 792
449 결의문&발언문 221121_[삭발투쟁결의문]_133일 차, 조동현(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한자협 11-22 772
448 결의문&발언문 221115_[삭발투쟁결의문]_132일 차, 이학인(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한자협 11-15 825
447 결의문&발언문 221114_[삭발투쟁결의문]_131일 차, 권기대(우리하나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1-14 873
446 결의문&발언문 221028_[삭발투쟁결의문]_130일 차, 진성선(장애여성공감) 한자협 10-28 871
445 결의문&발언문 221027_[삭발투쟁결의문]_129일 차, 이종민(송파솔루션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0-27 937
444 결의문&발언문 221026_[삭발투쟁결의문]_128일 차, 박경미(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0-26 1,041
443 보도&성명 221028_[보도자료]_한국이 받아든 UN CRPD 최종견해 이행 방향, 권고한 위원들에게서 직접 듣는다 한자협 10-25 1,214
442 결의문&발언문 221024_[삭발투쟁결의문]_127일 차, 이건희(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한자협 10-24 960
441 결의문&발언문 221021_[삭발투쟁결의문]_126일 차, 박기진(용산행복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0-24 957
440 결의문&발언문 221020_[삭발투쟁결의문]_125일 차, 신정철(일산서구햇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자협 10-20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