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19_[19주년 성명]_“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존엄한 삶을 위해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쟁취 투쟁을 선포한다
- [보도&성명]
- 한자협
- 10-20
- https://www.kcil.or.kr/post/543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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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1019_19주년결의문.pdf(31.2 KB) 2022-10-205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19주년 투쟁 결의문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존엄한 삶을 위해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쟁취 투쟁을 선포한다
2003년 출범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19주년을 맞이한다.
비장애인만 이동하는 사회, 장애인들에게서 교육과 노동의 기회를 박탈시키고 보호라는 이름 아래 시설 수용의 폭력을 복지로 둔갑시킨 사회. 우리는 그런 사회에 순응하지 않기로 결심한 존재들이다. 결연한 의지로 일상의 터전에 거점을 세웠고, 활동보조를 제도화했으며 21년의 이동권 투쟁과 20년의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역사를 살아냈다.
투쟁의 역사를 견인한 것은 보통의 삶을 향한 염원이다. 어떤 존재들에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일상이 우리에게도 주어지기를 원한다. 존재하기에 획득되는 권리가 보장되기를 원한다. 누군가에게 평범한 일상을 두고 우리는 ‘존엄한 삶’으로 명명하여 끝나지 않는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여전히 사회의 비장애중심주의는 견고하며 국가는 장애인의 삶을 권리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미 3년 전 장애등급제 가짜 폐지로 중증장애인들의 활동지원 시간을 삭감한 정부는 올해부터 수급비를 받던 장애인들을 검증하고 근로 능력이 있어 보인다며 취업 시장으로 떠밀고 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예산을 대치하여 점수를 매기고 있으며, 국민의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선언한 윤석열 정권 아래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는 용어조차 부정당하고 있다. 가난과 차별을 재생산하는 구조와 잔여적 복지 정책 아래 장애인들은 능력이 없는 존재, 기생적 소비계층, 지역에 살 수 없어 시설에 보내야만 하는 존재로 범주화 된다.
11개월의 외침, 158명의 삭발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를 위시한 이 정부는 끝내 장애인의 생존권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외면했다. 이제 그 책임은 국회로 이양되었다. 장애인의 권리는 매년 정부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였고, 우리는 읍소를 반복해왔다. 가난과 차별이 구조와 권력의 문제라면 이에 대한 책임이 국회에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다. 자유권이 충돌하고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는 지긋지긋한 핑계에 헌법의 기본적 권리마저 무시당하는 장애인의 존재는 권력 구조 안에서 어떻게 대변될 것인가? 정치와 국회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하며, 여당인 국민의 힘과 최다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이에 우리는 존재로서의 존엄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을 결의한다. 우리는 경쟁과 효율 중심의 사회에 저항하고 공존과 존재 중심의 가치를 실천할 것이다. 분류할 수 없는 차이를 차별하고 시혜와 동정 이상을 상상하지 못하는 비장애중심주의를 단호하게 거부하겠다.
인간이기에 존엄할 권리는 조정과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보통의 삶과 존엄할 권리를 위해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쟁취 투쟁을 선포하며, 국회가 구체적 예산과 법률 제·개정으로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사회 전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불청객이 되어 다가올 미래를 선언하겠다. 모두가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는 세상, 다양한 존재가 서로를 환대하며 이웃으로 살아가는 세상, 그 세상으로부터 도주하는 이 사회를 붙잡아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다.
2022년 10월 19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 한자협 19주년 기념 영상 링크: https://youtu.be/rjB4SQYs5b4
✅ 자립왕 시상식 비마이너 기사: https://bit.ly/3sdLGY5
✅ 결의대회 비마이너 기사: https://bit.ly/3ESzU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