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20_[삭발투쟁결의문]_110일 차, 이상우(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9-21
- https://www.kcil.or.kr/post/521
?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110일차 삭발투쟁 결의문
안녕하세요? 저는 노들센터 권익옹호활동가 이상우입니다.
제가 삭발식에 참여하는 이유는 장애인 이동권 때문입니다. 이동권이 되어야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공부도 할 수 있고 가족들을 보고 싶을 때 만나러 갈 수 있습니다.
저는 28년을 시설에서 살았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시설에서 나왔습니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고 싶었습니다. 시설에서는 남녀 방이 구분되어 있어 남녀가 함께 지낼 수 없었습니다. 저는 시설에서 저와 같이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내를 만났고 결국 시설에서 나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시설에서 나올 때 가족들은 걱정을 하였습니다. 제가 가족들에게 짐이 될까 봐였습니다. 저는 지금 시설에서 나와 종로구 복지일자리 일을 하면서 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설에 있을 때 저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시설에 나와서 비장애인 활동보조인들과 활동가들과 지내며 이들이 저에게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며 지내냐고 격려해 줄 때 이제 비장애인들도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는 비장애인들이 계속해서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랐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저와 같이 시설에서 지냈던 친구들은 시설에서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는 것,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것 이 둘입니다. 저는 결혼한 지 3년 4개월이 되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둘 다 언어장애가 있고 중증장애인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장애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신체상의 어려움을 애정으로 이겨내 왔습니다. 같이 있을 때 나는 그 어떤 때보다도 행복합니다. 밤에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이야기 나눌 때, 맛있는 거 같이 먹었을 때, 같이 여행 갔을 때 모두모두 시설에서 느낄 수 없었던 행복입니다. 저는 이 결혼 생활을 계속해 나가고 싶습니다.
저와 제 아내 집이 모두 부유하지 않기에 저와 제 아내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종로구 복지일자리를 통해서 권익옹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지하철・버스 모니터링, 편의시설 점검, 연대 행사 참여, 인권 교육 등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중증장애인에게 꼭 이런 일을 맡겨야 하냐고 물을 수 있는데 저는 시설에서 오래 살았어서 이런 활동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고 지금도 연락되고 있는 시설에 사는 친구들이 시설 밖에 나오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아갔으면 하기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자리도 매년마다 심사를 거쳐서 탈락자가 생기기 때문에 매번 불안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일자리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활동보조 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에 혼자 이동하고 먹고 움직일 수 없는 저는 생활에 제약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참고서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중증장애인 복지일자리가 좀 더 다양한 활동들이 생겨나고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년마다 탈락 가능성에서 생계 위기에 놓여야 한다는 것은 너무 불안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복지일자리를 해 나가며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는 것 입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지하철 이용시 휠체어가 선로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너무 무섭습니다. 발판을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비장애인들이 계속해서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아직도 시설에 있는 제 친구들이 용기를 내어 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길 바랍니다.
투쟁!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
? 투쟁 100일 차_133명 삭발 기록영상: https://youtu.be/UPKq2OMj5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