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10_[삭발투쟁결의문]_88일차, 이진원(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8-10
- https://www.kcil.or.kr/post/494
?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88일차 삭발투쟁 결의문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진원입니다. 먼저 동지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동지들 잘 지내고 있습니까? 제가 왜 이런 질문부터 하냐면, 장애인들은 늘 힘들고 지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이 자리에서 장애인권리보장 예산을 반영하라고 계속해서 외치고 한 명 한 명 삭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월 24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났지만, 추 장관의 말은 다섯 글자였습니다. “검토하겠다!”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21년간 우리는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에 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그러나 현시점 장애인의 삶은 어떻습니까?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가 있습니까? 집 근처에 있는 학교에 다닐 수가 있습니까? 내가 일을 하고 싶다고 일을 할 수가 있습니까? 그 무엇도 장애인들은 자유롭게 할 수가 없는 실정에 놓여 있습니다.
7~8월은 여름휴가 기간이라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비장애인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어떠합니까? 원하는 시간, 원하는 여행지로 이동할 교통수단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름휴가를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집구석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일이 많습니다.
교육은 어떠합니까? 내가 사는 동네의 학교에 다닐 수가 있습니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학교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아 집에서 멀리 있는 학교에 다닐 수밖에 없는 게 중증장애인의 교육 현실입니다. 일하고 싶다고 일자리가 있습니까? 최저임금 제외라는 장벽 앞에서 장애인들의 대다수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다니지도 못하고,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일하고 싶어도 취업할 수가 없는 이 모든 것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합니다.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주십시오. 비장애인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그 모든 것들을 장애인도 함께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장애인들이 더 이상 시설에 처박혀 죽어가지 않도록, 그리고 그 가족들이 책임이라는 무게 아래 더 이상 목숨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최대치를 요구하지도 당장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최소한의 기본권이라도 보장될 수 있도록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해주셨으면 합니다.
추경호 장관님, ‘검토하겠다’가 아닌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장애인의 권리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말이죠. 투쟁!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