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03_[삭발투쟁결의문]_83일차, 박창재(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 [결의문&발언문]
- 한자협
- 08-03
- https://www.kcil.or.kr/post/485
? 장애인권리예산 촉구 83일차 삭발투쟁 결의문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는 박창재입니다.
2003년 어느 날 부모님께서 저와 같은 친구들이 있는 곳에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부모님과 동생들과 함께 계속 살고 싶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제 때가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주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장애인거주시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곳이 낯설기도 하고, 나와 다른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50여명의 거주시설 장애인들이 모두 함께 같은 속옷을 같이 입는 현실에 많이 놀랐고 싫었습니다. 또한, 휠체어 사용이 필요한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휠체어도 태워주지 않았습니다. 휠체어 대신 실내에서 무슨 널빤지와 같은 것에 바퀴를 달아 놓은 것에 태웠습니다. 저는 뇌병변장애인이기에 휠체어가 필요하였는데 휠체어를 태워주지 않아 바닥을 등으로, 무릎으로 기어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입소비를 별도로 받기도 하였고, 장애인들의 수급비, 장애연금을 대성당을 짓는다는 명목으로 사용하여 제가 있던 거주시설은 횡령죄로 폐쇄 조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18년 12월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두려워 불안함을 가지고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지역사회에 나와 생활을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불안해 할 필요가 없었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시설보다 자유롭고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좋았습니다.
전동휠체어도 타고 횡단보도도 제가 혼자 건너고, 혼자 편의점에도 가보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이 모든 것들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시설에 처박혀 많은 것들을 못 해 보고 살아가고 있는 예전의 저처럼.
거주시설에서 억압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이 거주시설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며, 지역사회에 나와서 많은 것을 해 볼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삭발을 합니다. 투쟁!
? 결의문 모아 보기: https://bit.ly/삭발결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