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7_[보도자료]_故송국현 6주기, 더 이상의 죽음은 안 된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서비스 지원
- [보도&성명]
- kcil
- 04-23
- https://www.kcil.or.kr/post/118
故송국현 6주기, 더 이상의 죽음은 안 된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는 조작되었다!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기자회견
□ 일시 : 2020년 4월 17일(금), 오전 11시 □ 장소 :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 □ 주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1. 공정 보도를 위해 노력하시는 귀 언론사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상임공동대표 박명애 / 아래 ‘전장연’)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하여 전국규모의 법정·비법정 장애인단체(전국장애인부모연대 ·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190여 개의 지역 장애인·시민사회·노동·인권·문화예술단체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회원(장비회원)으로 구성된 연대체입니다.
3. 장애인수용시설에 격리되어 지내던 故송국현 님은 2013년 10월, 24년 만에 장애인수용시설에서 나왔습니다. 고인은 오른쪽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이었습니다. 이에 지역사회 자립을 위해 필수적인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했으나 장애등급이 중복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활동지원 대상자에서 탈락했습니다. 활동지원서비스는 중증장애인에게 자립뿐만 아니라 생존과도 직결되는 서비스인데, 장애등급제는 단지 행정 편의를 위해 인간의 자립과 생존이 달린 문제를 점수와 등급의 문제로 치환해 버렸습니다.
4. 故송국현 님은 2014년에도 두 차례 장애등급재심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뇌병변장애 5급, 언어장애 3급의 중복 장애 3급 판정을 받아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장애등급재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급지원을 받고자 했으나 이 또한 3급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고인을 진료한 의료기관에서는 1급이라는 소견을 밝힌 바 있으나, 장애심사센터는 2년 동안 장애가 심해졌다는 의료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의료진의 소견조차 묵살했습니다.
5. 장애등급제에 의해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故송국현 님은 2014년 4월 13일 집에 홀로 있던 중 발생한 화재 사고로 중태에 빠져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가 나흘 뒤인 4월 17일,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는 화재 시 대피와 구조요청이 불가능한 중증장애인에게조차 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가로막은 장애등급제로 인해 발생한 사건입니다. 이에 장애인계를 비롯한 연대단체들은 억울한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6. 1842일 동안 광화문 농성을 이어간 결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하였고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이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는 장애계 6명, 전문가 5명, 복지부 3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되어 2019년 10월 28일부터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7.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의 주 업무는 장애등급제 폐지 후 새롭게 사용될 서비스(활동지원, 이동지원 등)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가 사실상 ‘장애등급제’에서 이름만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8.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는 1구간에서 15구간까지 총 15개 구간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2월 25일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의 제3차 회의자료를 보면 종합조사표상 1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심지어 전체의 85.43%가 12구간~15구간 또는 구간 외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1구간에서부터 11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의 비율은 15%가 채 되지 않아 총 11개 구간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입니다.
9. 또한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도입방안에 따르면 “월 한도액 산정특례(급여보전)”체계를 마련하여,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에 따른 월 한도액이 종전 월 한도액 대비 감소하는 경우 최초 1회에 한하여 종전 월 한도액에 상당하는 인정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갱신조사를 받은 중증장애인 중 “월 한도액 산정특례(급여보전)”가 적용된 장애인은 전체의 1/5가량인 19.52%입니다.
10. 문제는 최초 1회 급여보전 이후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방안이 아무것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종합조사 고시개정전문위원회는 인정조사 급여량과 비교했을 때 종합조사 급여량이 평균적으로 월 22.2시간 증가했다고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월 한도액 산정특례(급여보전)”가 적용되었을 때의 수치입니다. 적용되지 않았을 때의 수치는 제시조차 하고 있지 않습니다.
11. 인정조사 급여량에 비해 종합조사 급여량이 감소한 사람들은 최초 1회 급여보전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늘어나야 하는데 거의 늘지 않고, 심지어 줄어들기까지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이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故송국현 동지의 처참한 희생이 비슷하게 되풀이될 것입니다.
12.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는 조작되었습니다. ‘장애등급’에서 ‘종합조사’로 말만 바꾼다고 해서 장애인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조사 방법만 조금 다르게 바꾼다고 해서 장애인의 자립생활권과 생존권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장애등급제를 진짜로 폐지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현실을 확실히 고려한 서비스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13. 2020년 4월 17일은 故송국현 동지가 장애등급제에 의해 ‘살해’된 지 6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이제 선거도 끝이 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명령1호로 약속하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842일 광화문 농성장에서 약속했던 장애등급제를 진짜로 폐지해야 합니다. 이제 제대로 된 장애인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의 개정을 통해 그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14. 이에 전장연은 고인과 같은 처참한 죽음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20년 4월 17일 금요일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14. 귀 언론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보도를 요청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