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2025 자립왕 수기6-한봉교] “혼자 살아 보니 재미있지요”

JH
2025-11-27
조회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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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교, 손목시계를 보다

시계 숫자 6자 되면 일어나서 당뇨를 찌르고 숫자(혈당기록표) 적고 밥을 먹지요. 그리고 산책도 다녀오지요. 다녀와서 눈에 약 넣고 좀 눕지요.

10자 넘으면 또 당뇨 찌르고 담배 하나 피우고 눈약 넣고요. 요새는 볼링도 배우고, 동네 나가서 커피도 사고 점심도 먹고 놀다 옵니다. 반월당도 가고 비타민씨도 사고, 절에도 가고 부침개도 사 먹고 그러지요.

선생님 가고 나면 혼자서도 잘 다닙니다. 타고 싶은 거 타고, 노란 것도 타 보고요.

공부하러 오면(야학) 점심 먹고 한 시간 더 공부하고 커피 마시고, 미술 시간엔 지도 보면서 “거기 가 봤나? 안 가 봤나?” 서로 이야기하고, 같이 손잡고 그림도 그려요.

수요일엔 청소하고 (안심다방)커피 끓이고 난타도 치고, 지하철 타고 놀러 다녀요. 산에도 오르고 내려오고, 늦으면 집에 오고 안 늦으면 좀 더 돌아다닙니다. 밤에는 저녁 먹고 담배 피우고, 눈약 넣고 수염도 깎고 자요. 그냥 그렇게 하루 지나갑니다.

한봉교는 혼자 살고 있다

신천동(자립생활주택) 있다가 인제 율하로 나와 살아가니 재미 좋습니다.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고 좋습니다. 시설에서 나오니까 좋지요. 혼자 살고 혼자 누워 자면 좋고, 테레비도 혼자 보고 놀러 가고 싶은 곳에 가면 좋지요

울 집이 3층인데 4층에서 안 시끄러우면 혼자 누워 자고 좋지요. 4층에서 꽝꽝 청소하면서 시끄러웠는데 요즘엔 시끄럽게 안 해요. 얼마 전부터 4층에 불이 꺼져 있고, 지금은 밤이 되면 조용하지요.

청구재활원은 안 시끄러웠어요. 거기서 시끄럽게 하면 안 된다고, 시끄럽게 하면 “시끄럽다, 왜 시끄럽게 하노”하고 말했지요.

한봉교, 돈을 모으다

자립해서 잘 살려면 돈도 좀 아껴야지요. 돈도 아끼면서 저는 배도 타고, 하고 싶은 거 해요. 이자도 붙여 가면서 그리 살면 되지요. 시설에서 나오면 한 몇 달 있다가 나라에서 정착금 주지요. 저는 그거 가지고 이자 붙여 가면서 한 3년 모으고, 또 한 달에 25만 원씩 적금 들면서 많이 모았지요.

한봉교, 활동지원사와 함께

활동지원사가 집에 옵니다. 밥도 해주고, 내가 아플 때는 병원도 같이 가지요. 나라에서 돈도 주고 약도 공짜로 주고, 묵는 것도 그렇고, 피부병이랑 당뇨가 있는데 병원에 가도 돈 많이 안 들지요. 여기 나오니 내가 더 건강하지요. 마음 편하게 있어서 건강하지요. 잘 먹고 하니까요.

편한데 혼자 댕기면 더 맘이 편한데, 한 번씩 활동지원사와 둘이 댕기면 짜증도 나고, 속으로 ‘아이고, 또 따라가나.’ 싶긴 해요. 활동지원사 없을 때는 ‘오늘은 내 혼자 갈까?’ 산책도 혼자 하지요.

청구재활원은 지금처럼 그냥 못 나가요. “놀러 갔다 올게”하면서 허가받아야 가지요 허가받으면 갈 수 있어요. 그런데 자꾸 허가받으면 안 좋고요. 자립하니 허가 안 받아도 되지요.

한봉교, 가야 할 곳이 많다

커피도 만들고, 까만 커피에 우유 들어간 것도 마시고, 돈 벌어서 모으면서 재미있게 삽니다. 놀러도 가야지요. 커피하는 사람들(안심다방 동료)하고 일본도 갔다 오고, 돈이 아주 많으면 중국도 가고 싶지요. 중국은 돈 많이 들긴 한데, 비행기 타려면 한 오백만 원 있어야 할 긴데⋯. 그래도 돈 들어도 구경도 하면 좋죠. 나는 다 못 둘러봤으니까. 좀 좋은 곳으로, 그런 데 다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