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립생활 (IL)

자립생활은 장애인 개인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권을 행사하는 철학이자 운동입니다.

Self-Determination

자기결정권

내 삶의 모든 선택과 결정은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누구의 지시도 아닌, 본인의 의지에 따라 자신의 삶을 직접 운전합니다.

Deinstitutionalization

탈시설

격리와 수용의 역사를 넘어 지역사회의 당당한 이웃으로 살아갑니다. 지원 제도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곳에서 평범한 일상을 누립니다.

Citizenship

권리주체

장애인은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권리를 지닌 시민 주체입니다. 존엄성을 가진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사회에 완전하게 참여합니다.

장애인자립생활


초기부터 지금까지 20여년간 자립생활의 정의, 즉 1960년대 미국의 흑인인권운동에 영향 받은 에드 로버츠에 의해 시작되는 미국 자립생활운동의 역사, 공민권운동·탈시설화·자조운동·탈의료화·소비자주의 등 자립생활운동의 배경이 되는 사회운동의 이념들, 장애인당사자에 의해 운영되고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의 존중이라는 자립생활센터의 운영 원칙과 철학, 동료상담·활동지원·권익옹호·주택관련서비스 등의 자립생활서비스 등에 관해 수없이 많은 설명이 반복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립생활을 명료하게 정의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자립생활이라는 것이 역사적 과정과 이념과 실천모델의 결합물이며 하나의 부분적인 속성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초기부터 일본의 자립생활 역사도 소개되었는데, 그 내용은 1960년대 일본의 뇌성마비장애인단체 ‘푸른잔디회’의 투쟁에서 1970년대 초부터의 활동보조제도화(당시 ‘개호인파견제도’ 등의 용어로 소개되었다) 투쟁이 어떠한 경과를 거쳐 현재 어떠한 수준과 방식으로 중증장애인에게 제공되고 있고, 장애인 소득보장제도가 어떻게 되어있는가 등에 대한 설명이 중심이었다. 미국의 역사에 비해 일본의 역사는 활동보조제도화와 소득보장제도 등 자립생활의 사회적 기반마련을 위한 당

사자운동의 중대한 과제를 시사하고 있었지만, 초기 자립생활의 전파 과정에서 일본의 투쟁의 역사가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는 정립회관을 비롯하여 초기 자립생활을 도입하고 전파한 주체들 다수가 대중적 장애인운동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과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변화에 착목하고 미국과 일본의 자립생활센터라는 소위 ‘선진적 복지전달체계 모델’의 한국적 이식을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이거나, 혹은 자립생활센터라는 조직의 건설을 우선적 과제로 인식한 때문일 것이다.


1997년 정립회관 기관지 ‘삼애마당’에 ‘정립회관 사업부 IL연구팀’ 명의로 실린 ‘자립생활운동의 역사’라는 글에서는 “자립생활운동의 기원은 1972년 자립생활센터(CIL)의 성립과 함께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설명으로 시작하여 CIL의 운영원리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자립생활운동을 자립생활센터 활동과 동일시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입장이 최초 자립생활의 도입시기부터 존재하였음을 보여준다. 자립생활의 이념과 자립생활센터의 원형은 미국의 모델이지만, 한국에 직접적 영향을 준 것은 절대적으로 구체적 실체를 접할 수 있었던 일본의 자립생활센터 모델로서 초기 주체들에게는 일종의 교과서처럼 인식되게 된다. 이렇게 미국과 일본의 이념 및 실천방법의 보급을 통해 자립생활의 이념이 확산되고 주체가 등장하고 있었지만, 우리 현실과의 간격은 너무나 컸다.


무엇보다 활동보조서비스도 없고, 교통수단과 건물에 편의시설조차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장애인들이 이동조차 어렵고, 어렵게 독립을 하더라도 당장의 생계와 안전을 걱정해야만 하는 우리의 환경에서, 장애인의 자립이란 개인의 의식개혁이나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혁신 정도로 도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장애인을 둘러싼 사회환경의 혁명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 상황이었고, 과거 장애인 운동의 역사를 계승하여 새로운 역사적 투쟁을 이끌어나갈 맹아들은 2001년 장애인이동권투쟁을 통해 폭발적으로 등장하여 자립생활운동과 필연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한국에서의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의 시작으로 평가되어 마땅할 것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CIL)

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자립생활 철학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실천적 조직입니다.

Advocacy

권익옹호

장애인의 자립을 가로막는 사회적 장벽(물리적 환경, 법 제도, 편견 등)을 제거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사회 구조의 변화를 이끄는 조직입니다.

Authority

서비스 사정 권한

서비스는 일방적 제공이 아닌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에 부합해야 합니다. 이를 결정할 수 있는 운영과 사정 권한을 확보하여 권리를 보충합니다.

Expertise

당사자의 전문성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 센터 운영의 전반을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주도하고 대표한다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은 자기결정권, 동등한 기회, 자기 존중을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들의 철학이자 운동이다. 자립생활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하고 싶다거나 다른 사람이 필요없다거나 고립된 생활을 원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립생활은 비장애 형제자매, 이웃, 친구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과 동일한 선택권과 통제권을 일상생활에서 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가정에서 자라고, 동네 학교에 다니고, 이웃과 같은 버스를 이용하고, 우리의 교육과 관심사에 맞는 직장에서 일하고, 우리 자신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 우리는 우리의 필요에 대해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원하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우리의 삶을 책임지고, 우리 자신을 위해 생각하고 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배우고, 스스로를 조직하고, 우리의 인권과 시민권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정치적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소속감과 인정, 사랑을 받고 싶다는 욕구를 공유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장애를 비극으로 여기는 한 우리는 동정받을 것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부끄러워하는 한, 우리의 삶은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 우리가 침묵하는 한,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받을 것이다. (Adolf Ratzka, 2005)


역사적으로 장애인은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개인의 선택과 통제의 권리를 부정당해 왔다. 많은 장애인이 스스로 선택한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살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지원 제도는 이용할 수 없거나 특정 거주 조건에 묶여 있고, 지역사회 인프라는 보편적으로 설계되지 않는다. 자원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의 개발이 아니라 시설에 투자된다. 이는 유기, 가족에의 의존, 시설화, 고립, 분리로 이어졌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일반논평 5호의 1항)


  •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탈시설화와 함께 장애인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이념으로 모든 장애인이 자신의 삶의 모든 측면을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해 나가는 것을 의미함.
  • 장애를 '손상이 있는 사람이 사회에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저해하는 태도 및 환경적 장벽 간의 상호작용으로부터 기인'한다고 규정하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을 존엄성을 가진 독립적인 개인으로 인정하고 자율성과 참여, 자립생활을 보장하여 장애인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나 대상자가 아니라 권리를 지닌 시민 주체로 인식할 것을 강조함.
  •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관하여 직접 언급하고 있는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는 모든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선택권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인정하며, 이와 지역사회로의 완전한 통합 및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의무를 당사국에 부여하고 있음. 각호에서는 거주지 및 동거인 선택의 자유와 특정한 주거형태 강요의 금지(자율성), 지역사회 생활 보장과 지역사회로부터의 소외나 격리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지원서비스(개별화된 지원서비스), 지역사회서비스와 시설의 접근권(지역사회 접근성)을 규정함. 특히, 장애인이 자립생활의 권리의 주체임을 강조한 제19조는 협약의 일반원칙(제3조)에서 명시한 개인의 천부적 존엄성, 자율성, 독립성과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참여와 포용의 존중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음.
  •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의 구체적 이행을 위하여 해설을 제공하는 일반논평 5호(2017)는 자립적으로 생활하고 지역사회에 포용된다는 것이 전 세계의 인간 생활이 가지는 기본 개념임을 강조하며 장애인이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과 통제권을 행사하고 자신의 삶에 관한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수단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음을 규정함. 이를 위해 교통, 정보, 통신 및 개인 지원, 거주지, 일상 생활, 습관, 양질의 고용, 대인 관계, 의복, 영양, 위생 및 건강 관리, 종교 활동, 문화 활동, 성과 재생산 권리에 대한 접근은 기본적으로 자립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명시함. 또한, 탈시설 가이드라인(2022)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하여 당사국이 자립생활센터, 탈시설 장애인 단체, 자기 옹호 모임, 동료지원서비스 등을 지원하여야 한다고 주문함(6장 70항).
  •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이러한 장애인의 자립생활 이념을 바탕으로 자립생활 하기 위하여 필요한 모든 수단을 구축함으로써 사회변화 및 장애인의 기본권 신장을 위해 애쓰고, 장애인이 겪는 자립생활 시도 및 영위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립생활 서비스를 개발•확충·제공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자립생활의 철학에 따라 이 과정 전반에서 장애인이 스스로 대표하여 가장 주도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지님. 다만, 각 국가의 장애인 자립생활 제반 여건 및 서비스의 정도나 문화가 다를 수 있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구체적인 운영의 형태와 당대의 과업은 상이할 수 있음.
  •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관한 별도 정의 규정을 갖고 있지 않으며,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인 장애인 자립생활(IL) 지원사업을 통해 "장애인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자립생활 정보제공, 권익옹호 활동, 동료상담, 자립생활기술훈련, 개인별 자립지원, 거주시설 장애인 등에 대한 자립지원 등의 서비스를 통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 역량강화와 지역사회에서의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지원"하는 곳이라고 규정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