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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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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중증지적장애인 노동자 김재순 죽음에 대하여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 장애인고용정책 30년은 실패했다.

중증지적장애인 노동자 김재순의 산업재해 사망 사건에 부쳐

 

 5월 22일 중증지적장애인 노동자가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27살의 고 김재순 노동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없이 파쇄기를 관리하다 사고를 당했다. 파쇄기 청소 업무는 2인 1조로 진행되어야 하는 고위험 노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파쇄기에 뛰어들어야만 했던 청년은 결국 기계 상부에 올라가 청소하다 발이 미끄러져 파쇄기 칼날 속에 잠기고 말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사업장에는 법적 수준의 안전 및 방호장치가 적절히 구비되어 있지 않았으며, 적합한 관리감독이나 협업 인력 배치도 준수되지 않았다. 폐기물 처리 공장은 죽음이 예견된 곳이었다. 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명확하게 하고 책임자 처벌과 사과 그리고 안전한 노동 환경을 위한 철저한 관리감독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법적 근로환경조차 지키지 못하는 열악한 공장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노동자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고려할 권리조차 없었다. 고 김재순은  대다수의 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쇄기 내 찌꺼기를 홀로 청소해야만 했던 노동자는 과거 이 고된 업무를 그만둔 적이 있었음에도, 3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불안한 파쇄기 청소 업무를 이어가야만 했다. 중증지적장애인을 받아주는 산업 현장이 아무 데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안전한 근로 환경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위험천만한 파쇄기 공장이 사회에서 내몰린 장애인에게 허락된 유일한 일자리였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이 가장 위험한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는 특히 중증지적장애인 노동자 김재순의 죽음은 고용노동부의 30년 장애인고용정책 사망 선고임을 확인하며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 김재순이 죽어간 2020년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고용노동부는 30년의 장애인고용 현황을 살펴보며 2030 장애인고용 대책 마련을 위해 전문가, 장애인단체들과 ‘장애인일자리포럼’을 구성하여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일자리포럼’이 김재순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지는 매우 의심이 든다. ‘장애인일자리포럼’에서 고용노동부가 김재순의 죽음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임하기를 촉구한다.

이번 산업재해는 실수가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 노동 현장에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죽어야 하는 현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리지 않았다. 파쇄기 위에서 스러져간 고 김재순은 법적 안전기준조차 지키지 않은 채 묵인되어 온 위험천만한 노동 환경 속에서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일할 곳이 없어서 위험천만한 일자리에도 불구하고 언감생심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 노동자의 참혹한 현실에서 비롯되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모든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장애인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고용노동부는 고 김재순 사망이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타살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고 김재순 사망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모든 장애인고용 사업장의 노동환경을 점검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권리중심의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1만 개 보장을 통해 중증장애인 일자리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노동자를 불법 산업 현장으로 내몰지 말고 더 다양한 노동 형태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동권을 보장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법 제7조 중증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하라.


 

2020년 6월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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