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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하고

알립니다 장애등급제가 송국현을 죽였다

2014.04.22 10:49

kcil 조회 수:14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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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 희생자 송국현 씨의 사망 3일째인 19일, 장애인계는 대규모 집회를 통해 추모 열기를 이어갔다. 19일 늦은 2시 ‘장애등급제 희생자 故 송국현 동지 장례위원회’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보신각에서 추모결의대회를 열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장애등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날 추모결의대회에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는 “송국현 동지가 억울하게 죽었다. 우리는 이 억울함을 알려야 한다.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이야기를 하겠다는데 그건 누가 허락해 주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투쟁에 나서자”라고 외쳤다.

 

박 상임대표는 또 "대구에 사는 한 장애인은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해 밤에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파출소에 연락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면 파출소 순경들은 '우리는 그런 일 하는 사람 아니다'라며 훈계를 늘어놓는다고 한다"라면서 "파출소 순경들이 그런 일 하는 사람 아니란 거 우리도 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데 파출소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 사회가 꼭 알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가자들.

 

이날 추모결의대회에서는 故 송국현 씨가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는 모든 과정을 지원해 왔던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이 송 씨의 약력 등을 소개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 소장은 “국현이 형도 이렇게 좋은 날씨에 밖에 나와 나들이하는 거 좋아했는데, 나라도 국현이 형하고 같이 있어줘야겠다”라고 밝히고 빈소를 지켜 집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사회를 맡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러나 활동가는 최 소장의 소식을 전하며 “장애인이 그저 날씨 좋은 봄날 나들이 한번 하는 게 꿈인 나라, 이게 정녕 ‘나라’라고 할 수 있냐”면서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서울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도 추모결의대회에 함께했다. 조 교수는 “송국현 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면서 “한국 사회가 송 씨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벼랑 끝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장애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송경동 시인은 ‘우리는 어떻게 이 잘못된 세상을 탈출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시를 직접 낭독했다.

 

송 시인은 “세월호는 단숨에 침몰했고 / 그들 35만명의 장애인들은 / 서서히 시나브로 한척씩 침몰했다”면서 “며칠 전엔 새 신발과 옷을 샀다고 좋아했다는 / 그를 이렇게 보낼 순 없다고 / 그를 살려내라고 / 우리 끝까지 함께 싸워요 / 우리 함께 이 잘못된 사회에 맞서 싸워요”라고 호소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잘못된 세상을 탈출할 수 있을까
- 고 송국현 장애해방열사를 추모하며

세월호 아이들과 사람들을 떠올리며 며칠 동안 아팠다
컵에 담긴 물조차도 보기 힘들었다
얼마나 차가웠을까 얼마나 숨막혔을까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엄마 아빠 여보.
얼마나 부르짖었을까
그 많은 기술의 진보는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그 비싼 최첨단 함정들과 잠수정들은 무엇에 쓸까

그렇게 우리 모두가 무거워져 있을 때
또 한 분의 장애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에게 다가온 것은 뜨거운 불이었다
세월호의 선실 문들이 다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동센서가 부착된 그의 방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만
그는 나올 수 없었다.
걸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그에겐 침대 밖이 모두 망망대해였다
맞부딪히는 세상 전체가 암흑이었고 벽이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뜨거웠을까
아이들 곁에 숙달된 안전요원들이 한명씩만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많은 해군들은 어디에 쓰는 걸까
송국현 그의 곁에, 그들의 곁에 활동보조인이 한 분씩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름이 있다면
세월호는 단숨에 침몰했고
그들 35만명의 장애인들은
서서히 시나브로 한척씩 침몰했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이윤이 아닌, 소수의 무한한 안전만이 아닌
조금만 더 모두의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잔혹한 사회의 심해에서, 불구덕에서
죽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 탈출할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는 이 그릇된 세월의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시설들로부터 탈출해
존엄한 생의 자립을 이룰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는 이 부당한 등급을 벗어나
모두가 평등해질 수 있을까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부양의무제 폐지하라
이것이 우리 모두의 요구
모든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노동권이 생활권이 보장되는 세상은
모든 노동자 민중들의 생의 권리가 높아지는 세상
모든 장애인들의 인권이 24시간 보호받는 세상이
모든 노동자민중들의 권리가 영원히 보호받는 세상

그 세상을 빨리 내어 놓으라고
우리 함께 싸워요
한달 생활비 3만원
며칠 전엔 새 신발과 옷을 샀다고 좋아했다는
그를 이렇게 보낼 순 없다고
그를 살려내라고
우리 끝까지 함께 싸워요
 
우리 함께 이 잘못된 사회에 맞서 싸워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많은 행사와 집회들이 취소되고 있고, 이 때문에 우리에게 4월 20일 고속버스 타기 투쟁을 예정대로 진행할 거냐고 물어보는 기자들이 많다. 이들은 마치 우리의 투쟁이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를 무시한 장애인들만의 ‘이권’을 위한 투쟁인 것으로 치부한다”라면서 “우리의 투쟁이 야기할 사소한 불편에만 관심 있고 이 땅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살고자 몸부림치는 절박함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당당하게 돈을 내고 고속버스표 200장을 샀다. 그런데 경찰은 그게 불법이라고 한다”면서 “수백 명의 사람을 물에 빠져 죽게 하고, 장애인을 불에 타죽게 하는 게 불법이지 장애인이 고속버스 타는 게 왜 불법이냐”라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송국현 씨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접한 장애인 활동가들이 지역에서도 참가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도연 활동가는 “송국현 씨의 억울한 죽음 소식을 듣고 광주지역 활동가 25명이 처음으로 휠체어를 실을 트럭과 버스를 대절해 상경했다”라면서 “복지부 장관이 사과하게 하고 장애등급제를 폐지해 송국현 씨가 편히 눈감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늦은 4시경 추모결의대회를 마치고 송국현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근처 마로니에공원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저녁 7시경부터 마로니에공원에서 ‘장애등급제 희생자 故 송국현 동지 추모문화제 - 분홍종이배의 꿈’을 진행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20일 이른 10시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희망고속버스타기’ 투쟁대회’를 진행하고, 이후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집 앞으로 이동해 규탄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는 송 씨의 죽음 소식을 접한 전국의 장애인 활동가들이 모여들었다.
▲故 송국현 씨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는 참가자들.
▲행진 대오를 향해 송국현 씨의 삶에 대해 설명하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정책실장이 울먹이고 있다.
▲故 송국현 씨의 영정을 들고 행진하고 있는 참가자들.
▲추모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세월호 참사에 애도를 표하는 마음도 함께 전했다.
▲"불행의 크기로 경쟁하기를 강요하는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종로5가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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